2003년 한 해를 보내며 – [가볍고 짧은 이야기 1]

2003년 한 해를 보내며

현우철

어느덧 2003년 한 해가 지나갔다.

무척 바쁘게 지낸 것 같은데 올해 들어 내가 한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냥 나이만 먹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무엇인가 나아지는 것이 있어야 내 나이의 대접을 받을 텐데 나이만 먹고 나아지는 것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사회는 정말 냉혹한 면이 있다. 실력이 있는 사람들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력이 없으면 자리에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도태되고 만다. 더 발전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우리 사회는 자유경쟁체제이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을 쌓으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나는 남을 의식하며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 남을 이기려고 경쟁하고 싶지도 않다.

단지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을 뿐이다. 나태해지고 싶은 내 마음과 일하지 않고 놀고만 싶은 내 마음을 이기고 싶을 뿐이다. 그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올해 한 해는 내 자신에게 너무나도 많이 졌다. 내년에는 내 자신을 한 번 이겨보고 싶다.

(200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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